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의 가족을 둔 히즈빈스 스탭의 스토리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형은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장애인입니다.

“하나님, 형의 아픈 손과 머리를 고쳐주세요.”
초등학생 때 매일 같이 등굣길에 교회를 들러 이렇게 기도했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형의 장애가 치료가 되는 병인 줄 알았고, 부모님도 '크면 나아지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렇기에 장애가 뭔지 모르던 시기에는 그저 ‘조금 느리거나 더딘 형’으로만 인식 했고 남들이 형을 ‘이상하게’ 보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너희 형, 병X인거 알아?”
학창 시절 간혹 들었던 말입니다. 형의 친구들이 제게 이런 말을 할 때면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어 대들거나 맞서 싸웠습니다. 선배들한테 혼나면서도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우리 형은 ‘그냥 우리 형’이라고. 예전 사람들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다른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더 나아가 ‘틀린 사람’이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형은 우여곡절 끝에 대학을 힘겹게 졸업하였고 대학 졸업장과 몇 개의 자격증을 들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100개 이상의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고 약 20번 이상의 면접에서 거절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력서 통과도 힘들뿐 더러 면접에서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다보니 없던 정신질환도 생겼습니다.

“가족이 없으면 형은 어떻게 지내지?”
저희 부모님도 그렇고 저 또한 형의 노후가 굉장히 걱정이 됩니다. 중증 장애인들은 나이가 들면 장애 정도가 더 심각해집니다. 자립이 힘듭니다. 그렇기에 가족들은 마음 한켠에 무거운 바위와 같은 짐을 얹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정부에서 진행하는 여러 장애인 지원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유명무실하거나 허울뿐입니다. 형만 덩그러니 세상에 남는다 했을 때 혼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불안하고 걱정입니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자립이 된다면 기관과 단체에 의탁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장애인 가족분들이 대다수 일 것입니다. (작은 바람은 장애인의무고용제도에서 양적 고용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 고용에도 가치를 두어, 단시간 정규직 근무에서 일반인과 똑같은 정규 8시간 근무를 지향하는 제도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히즈빈스를 비롯하여 장애인 선생님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취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을 기대하게 합니다. 히즈빈스 안에서 주눅 들었던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감을 갖게 되고 더 큰 꿈을 그리는 모습을 볼 때면,  남몰래 가슴앓이했던 고통이 치유가 되고 바위와 같은 무거운 짐이 점점 작아지게 됨을 느낍니다. 그 작은 ‘희망’이 사람을 살리는 ‘기적’이 될 것입니다.

히즈빈스는 250만 장애인과 1000만명의 장애인 당사자 가족분들을 지지하고 격려합니다.